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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 타원 그리는 법 & 그녀의 심청 160_ 여전히 대세는 백합 - What Does the Fox

천년기 2021. 8. 15. 22:29

설마 아직 동성애는 죄악이고 아프다고 헛소리 하는 사람들이 있어? 동성애를 하든 안 하든 범죄도 아닌데 어떻단 말인가. 동성 친구에게 커밍아웃을 했을 때 설마 내가 좋아? 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또 있니? 동성애자를 왜 위험한 사람으로 취급해, 그런 사고방식을 갖는 사람이 더 위험하고 우스운 것이다. 종교 쪽에서는 매우 오랜 시간 동성애를 배척했는데 지난해 10월 교황께서도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을 보면 세상은 달라졌지만 개개인의 생각이 바뀌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What Does the Fox Say?>의 수민, 선지, 그리고 3주 모두 사랑에 진심이다. 사랑하는 방법은 제각기 다르다. 수민은 어느 순간 사랑에 열정적이었지만 가라앉고, 세주는 잘못이 있지만 남은 시간 수민을 진심이라 미워할 수 없다. 그리고 성지는 그야말로 애인이다. 성지가 다가올 때 수민이가 조금씩 철벽을 찌르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반응해 준다. 이런 사랑이 그저 성별을 이유로 이상하고 잘못됐다는 사람들은 이마에 저는 차별주의자입니다라고 쓰고 다녔으면 좋겠다.

'타원을 그리는 방법'은 다음 플랫폼에 등장하는 최초의 GL 웹툰이다. 주하의 더러운 마을과 백성들의 살림이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장르는 또 미스터리다. 진부하지 않은 삼박자가 어우러져 얼마 되지 않은 GL작품 중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녀의 심청은 설화 심청전의 내용을 현실적으로 바꾸면서도 크리셰를 뒤집는 전략을 세운다. 조선 후기나 설화의 내용이나, 얼마나 남성 중심적이고 차별적인가. 정이는 희생을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승상 부인은 정절을 강요하는 승상 가족에게 저항하면서 양측의 구원 서사를 만들어낸다. 설화를 바탕으로 조선 사회의 여성 혐오를 꼬집는 백합 웹툰이자 페미니즘 웹툰으로 가장 사랑하는 웹툰 중 하나가 되었다.